2023 제23회 한국퀴어영화제 퀴프초이스(KQFF Choice) 선정작을 발표합니다.

2023-08-24

※ 마지막 이미지(<숨 참고 다이브>)에 오류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감독은 "권민성 KWON Minsung, 이현빈 LEE Hyunbin" 두 분입니다. 권민성 감독님의 성함이 누락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023 제23회 한국퀴어영화제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해 영화제를 위해 출품해 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감독, 배우, 스태프, 그리고 관객 여러분의 퀴어영화제 참여는 그것만으로도 퀴어영화의 지평을 넓힙니다.

퀴어영화와 닿아 있는 모든 분들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퀴프초이스를 발표합니다. “퀴프초이스(KQFF Choice)”는 한국퀴어영화제집행위원회가 선정한 ‘올해의 퀴어영화’이고, “집행위원회 특별언급”은 집행위가 선정한 ‘눈 여겨봐야 할 퀴어영화’입니다. 올해 퀴프초이스에는 <나르시시즘>, <Love in Zoom> 두 작품이, 집행위원회 특별 언급에는 <가스통 요정>, <리플렉션>, <세이프 워드>, <숨 참고 다이브> 네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또다시 만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한국퀴어영화제집행위원회는 즐겁게 내년을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의 작품 나열 기준은 가나다순입니다.



1. 퀴프초이스(KQFF Choice)


1) 나르시시즘 Narcissism: The Auto-Erotic Images.(감독 Director: 토니 카라트 Toni Karat)

세계 각국의 퀴어들이 오래된 다락방을 찾아와 각자의 젠더와 나르시시즘을 말합니다. <나르시시즘>은 나 자신을 향한 시선과 외부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카메라를 놓았습니다. 퀴어 개개인의 나르시시즘적 경험과 고민을 통해 퀴어니스와 나르시시즘 사이를 파고듭니다. 방대한 자료의 양이 증명하듯이 이 영화는 끈질긴 탐구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어떤 의견엔 갈등하며 적극적으로 영화에 응답했습니다. 관객들이 열정적으로 각자의 의견을 교환했던 Q톡을 기억합니다. 여전히 퀴어 커뮤니티는 눈에 띄지 않는 다양한 이슈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퀴어영화제는 기꺼이, 영화로써 이러한 뜨거운 이슈를 탐구하고 토론하는 장(場)이 되고자 합니다.



2) Love in Zoom(감독 Director: 김은혜 Eunhye KIM)

<Love in Zoom>은 이성애중심주의에 대해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영수는 지현과 서로 통한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짝사랑에 빠집니다. 뮤지컬 형식의 영화는 사랑의 장면들과 아름다운 선율들이 조화롭게 서로 스며들게 해 인물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짝사랑하고 있는 대상이 이성에서 동성으로 바뀌는 순간 주인공 영수는 질문하게 됩니다. “사랑은 뭘까? 이것은 사랑일까?” 뮤지컬 영화는 스토리가 빈약하거나 연기가 어색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영화의 메인 주제곡을 흥얼거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2. 집행위원회 특별언급


1) 가스통 요정 Tank Fairy(감독 Director: 에릭 레트스타트 Erich Rettstadt)

가스통 요정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치이던 소년 조조를 화려한 춤과 드랙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춤출 때 도시는 그들만의 반짝이는 무대가 됩니다. 견고해 보이던 계급도, 조조를 괴롭게 한 규범도 이 둘의 몸짓을 막지 못합니다. 무엇도 그들이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가스통 요정>의 출중한 두 댄서와 화려한 미술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흥분을 고조합니다. 하지만 이 호응의 기저엔 '나의 도시'를 향한 체념과 실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스통 요정>은 이러한 도시의 그림자에 먼저 손을, 그것도 무척 화려한 손을 내밉니다.



2) 리플렉션 Reflections(감독 Director: 카네 퀴크 Kane Kwik)

퀴어의 삶을 LP의 양면에 빗댄 <리플렉션>은 상반된 이미지들로 가득한 작품입니다. 책망과 쾌락, 죄책감과 자긍심,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퀴어의 삶을 전략적으로 이미지화하여 스크린으로 옮겨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퀴어 이미지'란, 은밀하게 퀴어니스를 차용하면서도 퀴어는 은닉하고 있지 않던가요? <리플렉션>은 이러한 의문에 경종을 울립니다. 퀴어영화의 지형을 창작자, 관객, 영화제 모두가 직시하게 합니다. <리플렉션>이 일으킨 '리플렉션'이 보다 널리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3) 세이프 워드 Safe Word(감독 Director: 크리스토퍼 쿠네토 Christopher Cunetto)

BDSM 플레이와 담백한 서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예상치 못한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세이프 워드>는 섹시한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관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로 마무리하며 BDSM 서사의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입니다. 또한 오감을 자극하고 일깨우는 섬세한 연출로 퀴어한 감각을 탐구합니다.



4) 숨 참고 다이브 Dive into you(감독 Director: 권민성 KWON Minsung, 이현빈 LEE Hyunbin)

어떤 진심은 실수가 되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되며, 별일이 아닌 것이 됩니다. 퀴어의 진심은 때로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숨 참고 다이브>는 숨길 수밖에 없는 마음의 시간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서, 짧은 러닝타임 안에 뚜렷한 여운을 관객에게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