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21회 한국퀴어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며

2021-04-21

안녕하세요, 한국퀴어영화제집행위원회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집된 해외 출품작과 국내 출품작의 선정이 완료되었습니다. 먼저 20주년을 맞이한 제21회 한국퀴어영화제에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 주신 모든 창작자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올해 한국퀴어영화제는, 모집된 해외 출품작 385편의 작품 중 43편, 그리고 국내 출품작 44작품 중 13편을 상영하기로 선정하였습니다.

해외 출품작 심사에선 작품의 완성도나 잘 짜인 서사에도 주목하였지만, 비(非)서구권에서 만들어진 작품에 조금 더 신경 쓰고자 했습니다. 퀴어 담론이 서구권 논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분명히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간과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 결과 일본, 대만, 중국, 태국과 인도, 그리고 우간다와 탄자니아까지. 각 나라에선 어떤 퀴어한 목소리와 움직임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이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해외 출품작들 중엔 퀴어한 몸과 젠더 교란자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 관객들과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작품을 선정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코로나 상황이 반영된 이야기, 이주와 난민과 관련된 이야기, 동성 간 성폭력을 다룬 작품도 선정하여 관객들이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국내 출품작 심사에선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창작자의 노력과 고민이 담긴 작품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사랑, 연애에 초점이 맞춰진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각도에서 퀴어의 삶을 다룬 작품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해외 출품작과 국내 출품작, 공통적으로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청소년들의 고민과 도전, 모험을 다룬 작품도 다수 선정하였습니다. 그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퀴어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게, 좋은 작품을 출품해 주신 창작자에게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최종 선정까지 고민을 거듭하는 심사였습니다. 쉽지 않은 심사였지만, 퀴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마주하는 다양하고도 교차적인 상황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즐거움,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는 창작자들을 발견하는 영광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창작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제21회 한국퀴어영화제가 이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갑니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관객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GV나 큐톡 뿐만 아니라 컨퍼런스도 개최하여 더 많은 관객과 함께 미디어에서의 퀴어 담론을 논의해 보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