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기치 못한 죽음과 낯선 탄생 사이에서. 

퀴어영화를 통해 동시대적 사회 이슈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커런트 이슈] 섹션. 한국퀴어영화제가 올해의 커런트 이슈로 주목한 작품은 국내단편 <새인간>과 해외단편 <곧 태어날 너를 기다리며>이다.

📍 온라인 상영관: 06.26~07.09 퍼플레이(https://purplay.co.kr/kqff2023)

📍 오프라인 상영관: 07.07~09 대한극장(서울시 중구 퇴계로 212)

📍 웹사이트: https://www.kqff.co.kr

□ 새인간 Bird person

- 감독 Director | 장미희, 조제인, 고안나(팀 새) 공동창작 Meehee Jang, Josee Joe, Anna Ko(Team“SAE“)

- 한국, 독일 | 2022 | 19min | ⑫ | 실험

- 한국에서는 사람이 죽은 지 49일째 되는 날 영혼이 다음 생으로 넘어간다고 믿는다. Y가 죽은 지 49일째 되는 날 우리는 유언대로 공중에 Y의 유골을 뿌려주기로 한다. 새인간을 믿었던 Y. 새인간은 과연 존재할까?

- 기획단원의 추천사:

<새인간>은 독일 뮌스터에서 한국에 사는 Y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뮌스터에서 서울로 가는 여정에서 내레이션의 화자는 죽은 친구들의 수를 세어보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Y의 유언대로 유골을 공중에 뿌려준다.

스위스 출신의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임종 연구(near-death studies) 분야의 개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übler-Ross)는 “죽음과 임종에 관하여(On Death and Dying, 1969)”라는 책에서 분노의 5단계(five stages of grief) 이론을 주장하였다.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이라는 단계로 잘 알려진 이 이론은 지금까지도 애도의 일반적 과정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없음을 몸소 알고 있다. 죽음이라는 상실 이후에 애도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그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는 어떤 죽음들의 충격은 끝끝내 완화되지 않는다.

영화 <새인간>은 애도할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는 Y의 죽음을 독특한 의례로 풀어낸다. 이 대안적인 의례의 과정은 스크린을 넘어 관객들에게까지 위안을 전한다.

□ 곧 태어날 너를 기다리며 Expecting

- 감독 Director | 알리스 두아르 Alice Douard

- 프랑스 | 2022 | 30min | ⑫ | 극영화

- 셀린과 진의 첫아이가 태어날 밤. 셀린은 병동 곳곳에서 그녀와 같은 처지의 남자들을 마주친다. 셀린과 진 부부의 출산과 셀린이 누비는 병동의 풍경은 카메라와 스크린을 통해 '뉴노멀'이 된다. 

- 기획단원의 추천사

<곧 태어날 너를 기다리며>의 레즈비언 커플 셀린과 진은 첫아이의 출생을 앞두고 있다. 셀린은 산부인과 병동에서 진의 출산을 기다리며 같은 처지의 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처음 겪게 되는 경험을 서로가 나누며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레즈비언 커플의 출산을 낯설어 하기도 하지만 셀린에게 이 경험은 여느 다른 이성애자 커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 한국에서는 먼 나라의 남의 일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한국에서는 성소수자 부부에 대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역사적인 판례가 있었다. 이뿐 아니라 낡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내는 의미 있는 법안들-용혜인 의원이 발의한 “생활동반자법”과 장혜원의원이 발의한”가족구성권3법(비혼출산지원법, 혼인평등법,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되었다.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미래를 상상하고 꿈꿀 수 있게 하고,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을 직접 살 수 있게도 하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이제 시작되는 우리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언젠가는 <곧 태어날 너를 기다리며>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삶으로까지 가닿기를 바라며, 영화 속 미래의 우리의 모습으로 관객 여러분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