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지원 기자단
성폭력 ‘생존자’. 하지만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고 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성폭력 신고율은 대략 10~20%, 그리고 LGBT 커뮤니티 내 신고율은 5%(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성폭력 피해자라는 낙인, 피해자에게 전가되는 책임, ‘나를 믿어는 줄까?’ 등 생존자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게다가 피해자가 남성, 또는 성소수자라면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남성 피해자는 특히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 어려운 현 환경 속에서 본인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받아들이는 것 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소수자는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성적취향이 알려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피해자 블래이머(Blamer) | <난 괜찮아 (그리고 너도 그렇지 않아)>
<난 괜찮아 (그리고 너도 그렇지 않아)>의 주인공이 성폭행을 당했던 현장에 있던 친구는 이런 말을 한다. 너도 섹스를 원해서 갔으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준비했어야 한다고. 그러다 자신이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인지하곤 주인공에게 바로 사과하는 인터뷰 장면이 나온다. 이 인터뷰는 교묘하게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러게 왜 짧은 치마를 입어서’, ‘원나잇 하려고 클럽에 간거 아니래?’ 등의 반응들이 생각나곤 한다..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죄가 너무 명백해서일까, 2차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서도 문제점을 찾으려고 한다.
수박 겉핥기식 성교육 | <숨바꼭질>
<숨바꼭질> 속 청소년 퀴어 자오웨이가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데이팅 어플이었다. 결국 데이팅 어플을 사용하던 자오웨이는 어른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영화 속 자오웨이가 겪은 문제는 퀴어임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문제이다. 애초에 아이에게 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있었다면 또는 조언을 구할 안전한 어른이 있었더라면 사건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숨바꼭질>은 우리나라 성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성교육을 제공하고 있는가 말이다. 올바른 성 지식이나 건강한 성 관념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상영 이후 진행 되는 Q톡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과 함께 동성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동성 성폭력이 한국에서 사건화가 될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신고와 처벌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성폭력 사건은 가명으로 접수가 가능해 아웃팅 또는 언론에 본인의 이름이 노출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적절한 기관과 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안전하게 사건 접수를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선 처벌의 강도가 강간, 유사 강간, 강제 추행에 따라 다르다. 동성 성폭력의 경우 유사 강간 또는 강제 추행으로 판결이 날 수 있다는 한계가 남아있다.
성폭력은 피해자를 안팎으로,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자아까지 전부 짓밟아버리는 범죄이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또는 성별 정체성이나 성적 취향이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성폭력 사건에는 가해자가 있고,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는 것. 생존자는 죄가 없다.
유지원 기자단
성폭력 ‘생존자’. 하지만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고 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성폭력 신고율은 대략 10~20%, 그리고 LGBT 커뮤니티 내 신고율은 5%(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성폭력 피해자라는 낙인, 피해자에게 전가되는 책임, ‘나를 믿어는 줄까?’ 등 생존자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게다가 피해자가 남성, 또는 성소수자라면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남성 피해자는 특히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 어려운 현 환경 속에서 본인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받아들이는 것 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소수자는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성적취향이 알려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피해자 블래이머(Blamer) | <난 괜찮아 (그리고 너도 그렇지 않아)>
<난 괜찮아 (그리고 너도 그렇지 않아)>의 주인공이 성폭행을 당했던 현장에 있던 친구는 이런 말을 한다. 너도 섹스를 원해서 갔으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준비했어야 한다고. 그러다 자신이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인지하곤 주인공에게 바로 사과하는 인터뷰 장면이 나온다. 이 인터뷰는 교묘하게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러게 왜 짧은 치마를 입어서’, ‘원나잇 하려고 클럽에 간거 아니래?’ 등의 반응들이 생각나곤 한다..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죄가 너무 명백해서일까, 2차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서도 문제점을 찾으려고 한다.
수박 겉핥기식 성교육 | <숨바꼭질>
<숨바꼭질> 속 청소년 퀴어 자오웨이가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데이팅 어플이었다. 결국 데이팅 어플을 사용하던 자오웨이는 어른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영화 속 자오웨이가 겪은 문제는 퀴어임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문제이다. 애초에 아이에게 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있었다면 또는 조언을 구할 안전한 어른이 있었더라면 사건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숨바꼭질>은 우리나라 성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성교육을 제공하고 있는가 말이다. 올바른 성 지식이나 건강한 성 관념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상영 이후 진행 되는 Q톡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과 함께 동성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동성 성폭력이 한국에서 사건화가 될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신고와 처벌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성폭력 사건은 가명으로 접수가 가능해 아웃팅 또는 언론에 본인의 이름이 노출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적절한 기관과 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안전하게 사건 접수를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선 처벌의 강도가 강간, 유사 강간, 강제 추행에 따라 다르다. 동성 성폭력의 경우 유사 강간 또는 강제 추행으로 판결이 날 수 있다는 한계가 남아있다.
성폭력은 피해자를 안팎으로,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자아까지 전부 짓밟아버리는 범죄이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또는 성별 정체성이나 성적 취향이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성폭력 사건에는 가해자가 있고,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는 것. 생존자는 죄가 없다.